어부바
어떤 슬픔이 있어
이만치 널 힘들게 하는지
연거푸 비워대는
술잔이 아니더라도
네겐 너무 어색한
침묵만으로
네 슬픔의 질량을
읽어낼 수 있었지
너를 지켜보는
안쓰런 맘 어쩌지 못해
비틀린 세상에선
하루쯤의 비틀거리는 인생도
어울릴거라
맘에도 없이 위로 했지만
좁은 어깨 달싹이며
슬픔을 게워내는
너의 착한 눈물은
어느새 내 마음 구석에까지
너보다 많은 슬픔
전염시키고 있었지
눈물에 묻혀버린
가엾은 너,
하지만 너를 업고
네 집 앞 골목길을 서성거릴 때
그렇게 눈물로써 다짐했었네
네 몫의 절망은 언제나
내 것이라고..
언제라도 세상 무엇이
너를 지치게 할 땐
나에게 오렴
네 눈물의 이유만큼
손수건 마련해 두고
너의 꿈이 자라난
그때 그 자리로
오늘처럼
너를 업고 달려갈 테니
열기 닫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