여름 한때
비 갠 하늘에서 땡볕이 내려온다. 촘촘한 나무잎이
화들짝 잠을 깬다. 공터가 물끄러미 길을 엿보이데,
두살배기 아기가 뒤뚱뒤뚱 걸어간다.
생생한 生! 우주가 저렇게 뭉쿨하다
고통만이 내 선생이 아니란 걸
깨닫는다. 몸 한쪽이 조금 기우뚱하다
바람이 간혹 숲속에서 달려나온다.놀란 새들이고 공
처럼 튀어오르고, 가파른 언덕이 허떡거린다.
왠 氣가 저렇게 기막히다
발밑에 밟히는 시름꽃들, 삶이란
원래 기막힌 것이라고 중얼거리다
나는 다시
숨을 쉬며 부푼다. 살아 붐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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